모노&다이얼/세상에말하기 2008/05/21 21:40

얼마 전에 남중국에 여행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남중국의 작은 해변도시인 베이하이의 공무원이 자기의 삼성핸드폰을 보여주면서 삼성제품, 아니 한국제품은 같은 동양인으로서 디자인 면에서 정서에 맞고 품질이 좋아서 사용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현대차를 막 새로 뽑았다고 자랑했다. 기분이 당근 좋았다. 한국기업의 위신은 곧 한국사람의 위신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국사람의 수준이 어느정도 삼성의 품질만큼 될 거라고 여길 것이다.

지금 내가 바라보고 있는 컴퓨터 모니터는 삼성모니터다. 현지직원들에게 알아서 사라고 했는데 일괄적으로 삼성 모니터를 구입해왔다. 책위에 놓인 핸드폰도 삼성이다. 딸과 함께 한국에 있는 와이프의 차 역시 삼성차다.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내 결혼시계도 삼성 론진이다. 신혼시절에는 삼성의 옷을 자주 사입었다. 다른 제품에 비해 비싸긴 하지만 디자인도 좋았고 가장 감명받은 것은 a/s 서비스였다.

당시 꽤 비싼 값에 조끼를 하나 사서 입고 있었는데 사무실 책상에서 배를 맞대고 일을 하다보니 앞쪽 부분이 닳았버렸다. 버릴 까 하다가 일단 삼성대리점에 가서 a/s를 신청하였다. 그리고는 거의 잊고있었는데 삼성대리점에서 연락이 왔다. 대리점에 가보니 허리부분을 아예 새로 짜서 가져온 것이 아닌가? 정말 감동을 먹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처리하려면 인건비, 교통비 등을 감안하면 아례 새 것으로 교환해주는 것이 더 저렴할 정도였다.

아무튼 회사초년병 시절 공짜로 에버랜드와 삼성전자를 견학시켜주기도 한 삼성에 대해서 늘 느낌이 좋았다. 그래서인지 인사노무부서에 근무할 때 당시 처음 나온 386 삼성 PC 수백대를 직원복리후생의 일환으로 회사보증 조건하에 월부구입안을 품의를 올려 성사시킨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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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스촨대지진이 일어나자 삼성에서는 인민폐 3,000 만원을 성금으로 냈다. 50억에 이르는 큰 돈이다. 물론 포스코나 LG 같은 대기업에서도 거금을 쾌척하였다. 중국사람들이 너희들은 이번 대지진에 뭐 하는 것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삼성에서 3,000 만 인민폐를 지원했다고 대답할 때는 정말 자랑스러웠다. 이곳 중국에서 살고 있는 교민들은 모두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겨우 백만불을 지원한다고 발표한 한국정부가 정말 한국교민들을 난처하게 만들 뻔 했는데, 삼성의 거금이 우리들의 체면을 살려준 셈이다.

정말이지 그런 좋은 점들만 생각하자면 서해안 기름유출 사건이나 이재용 비자금 사건등에 대한 감정들이 사라질 것 만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대한민국의 최고 엘리트들이 모아 비자금을 조성해서 주식을 확보하고 상속세없이 거저 경영권을 넘겨준다는 것은 아비 잘 만난 사람들만의 잔치겠거니 생각했다. 서해안 기름사고야 정말 우발적인 사고라고 믿고 싶었다. 홍라희의 눈물이 다른 사람 것이라고 생각해도 그만이었다. 삼성이 무너지면 당장에 한국도 무너진다는 위기론에 공감이 안가는 바도 아니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돈이 아까와서, 혹은 주식이 줄어들까봐... 머리좋은 사람들이 만든 법을 더 머리좋은 사람들을 고용해서 거액의 상속세를 피해가는 그런 사람들이 남의 나라인 중국 사천성 대지진 참사에 기금을 선뜻 내는 것은 대체 어떤 마음이고 그 돈은 어떤 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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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심양지역만 생각해 보자. 중국에 파견된 삼성직원들은 한국사람들과 접촉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문율이라고 한다. 그래서 한인회에도 참여하지 않고 한인회에도 일절의 지원이 없다. 그들은 오직 중국사람들만 생각하고 그들에게만 몰두한다. 10억 인구의 중국인에 비해 100만이 안되는 한국교민이란 정말 코딱지만도 못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한인회와 교민들의 접근을 공식적으로 차단하는데, 때로는 우리교민들이 삼성으로부터 불가촉천민 취급을 받는 것이 아닌가 여겨질 때도 있다.

3년동안 블로그를 하면서 그동안 내가 몸 담았던 그룹은 한 번 심하게 깬 적이 있지만, 삼성에 대해서는 이제껏 글을 올린 적이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시간이쌓이면서 삼성이 이러면 안되지... 싶은 생각이 점차 강해졌다. 국가를 생각하는 그룹이라면 삼성은 이곳 교민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장사는 중국사람을 상대로 치열하게 해야겠지만 한국학생들의 교육이나 한국교민들의 문화도 생각해 줘야 한다.

지금 이 곳에서는 일부 기업들의 협찬을 제외하고는 거의 개인사업자들이 돈을 모아서 현안을 처리한다. 현안이라는 것은 결국 대한민국 정부가 해야할 일들이다. 능력과 관심부족으로 하지 못하는 일들에 개인사업자들이 기꺼이 돈을 낸다. 그렇다고 이름 석자 알리지도 못하고, 대접 한 번 제대로 받지도 못한다. 기껏해야 소식지에 깨알같은 글자 석자 올라가고 행사장에서 쓰디 쓴 소주 한잔 받는 것이 고작이다. 부와 명예가 생기는 것도 아니지만 그들이 기꺼이 기부금을 내는 이유를 삼성은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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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크고 작은 사안들에 우리들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이제껏 십수년이 지나도록 교민사회에 삼성은 찬조 한 번 제대로 한 적이 없다. 공식적으로 접촉하지 않는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정도다. 젠장~ 지들은 처음부터 중국에서 장사를 해먹었나? 중국기업들도 한국교민들에게 이렇게는 하지 않는다. 삼성은 돈으로 중국사람들의 마음을 사려고 하는 지 몰라도 이 곳 교민들이나 단체들은 몸으로 떼우면서 중국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려고 분투하고 있다.

삼성에게 크게 바라는 것도 없다. 그저 개인사업하는 분들이 하는 만큼만, 혹은 다른 기업들이 하는 정도의 반만이라도 해주길 바랄 뿐이다. 삼성보다 어려운 LG와 SK가 교민상대로 장사하려고 지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삼성은 이제라도 작은 곳으로부터 공존하는 법, 함께 사는 법, 뒤돌아보는 법을 배우고 실천하길... 삼가 바란다. 거대란 부와 명예도, 밑바닥 인심이 바쳐주지 않으면 사상누각일 뿐이다. 요즘은 더욱 그런 세상이다.


 
                                                                                                            by 도감 binna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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