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다이얼/세상에말하기
2008/06/08 18:59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어야 할 이유를 분명하게 말씀하신 분은 바로 예수님이다.
세금에 관한 질문을 받은 예수님은 가이사의 우상이 새겨진 동전을 예로 들면서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라면서 가이사의 세상과 신앙의 분리를 역설하셨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 나라의 정치판은 가이사와 하나님이 뒤섞여버렸다.
청와대 모비서관이 기도문을 통해서 촛불집회의 배후를 거론하면서 사탄의 무리들이 판치지 못하도록 기도를 부탁드린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 말을 곰곰히 생각하면 기독교세력이 힘을 합하여 사탄의 무리들을 쫓아내자는 말이다. 청와대는 천사의 무리들이고 시위자들은 사탄의 무리라는 종교적인 이분법을 국민들에게 들이덴 셈이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종교는 상식을 벗어난 헌신을 요구한다. 믿으라면 믿어야 하는 것이다. 모든 소망과 갈구는 기도를 통하여 추구한다. 다시 말하자면 대화와 논리와 상식이 설 자리가 없는 곳이다. 예수님의 신앙은 비현실적, 비세상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예수의 존재와 말씀을 믿는 기독교는 하나님의 의를 추구하는 집단이다.
하나님의 의는 하늘나라에 있다고 예수께서 그렇게 입이 아프게 설명을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이 나라의 기독교는 예수님의 반대편에 서서 하늘나라가 아닌 땅의 나라의 중심에 서서 나라살림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돈과 권력을 가장 먼저 배척해야할 우상이라고 누가는 복음서에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우상을 섬기는 중심세력이 바로 이명박의 기독교 집단이다.
예수님은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다.
오늘 예수님의 이름을 도용해서 예수님의 이름을 더럽히는 자들이 누구인가? 자기 맘에 들지않는 자들을 사탄이라고 정죄하는 자는 대체 누구인가? 정치를 하는데 종교적인 힘을 규합하려는 자들은 대체 누구로부터 그런 권능을 부여받았는가? 정치적 노선이 다르다고 사탄이라니... 이명박 정권을 비난하는 90% 가까운 국민들은 모두 사탄이 되어야 하는 건가?
이웃에 귀 기울일 줄도 모르고, 겸손해질 줄도 모르고, 낮아질 줄도 모르는 그런 자들이 청와대 주인노릇을 하고 있으니, 우리나라의 현실이 점점 암담해질 수 밖에 없다. 내가 보기에는 청와대가 정권과 명예와 부의 욕망으로 가득찬 사탄의 무리들로 가득차 있는 것 같다. 이명박 장로를 위해 시도때도 없이 기도하는 대다수 우리나라 교회도 별반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세상의 달콤함을 극복하고 하늘나라의 백성이 되는 것이 신앙인의 길이다.그 길은 가시밭의 길이요 궁극적으로는 영적 승리의 길이다. 그런데 오늘 모든 교회는 거꾸로 달콤한 세상성공과 세상물질을 갖기위해 눈물로 기도한다. 갈릴리 예수님이 아니라 이명박 장로를 대한민국의 구세주나 메시아로 섬기는 (혹은 우상화하는..) 그런 교회는 이미 교회가 아니다.
오늘, 나는 교회에 가지 않았다.
글. 빈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