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의 사진/포토에세이 2007/10/22 01:58


헤르만헤세는 방랑을 꿈꾼 시인입니다.
그는 떠가는 구름을 보면서 삶을 성찰하였습니다. 그에게 구름은 흐르는 시간이요 정처없는 방랑이요 막힘없는 자유이며, 내면을 향한 치열한 사색의 상징이었습니다.

헤세는 모든 사물과 영혼은 근본적으로 방랑을 추구하며 방랑을 동경하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헤세는 늘 구름이 머무르는 곳, 방랑과 사색의 고향, 내면의 종착역을 그리워 하였습니다.

구름은 끝임없이 움직입니다.
빈 하늘에 떠 있는 흰구름 하나는 우리 내면의 방랑벽을 자극합니다. 구름은 그 변화무쌍함으로 인하여, 인생의 무상함을 상징합니다. 흔히 인생이란 구름한 점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으로 비유되곤 합니다. 우리가 땅에 서서 바라보는 구름은 아득한 저 편의 또 다른 삶과 또 다른 세상을 꿈꾸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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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비행기를 타면 꼭 구름사진을 찍습니다.
공항에 빨리 도착하면 창가의 좌석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땅에서 보는 구름과 하늘에서 보는 구름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하늘에서 보면 구름은 여러 층이 있습니다. 각각의 층에서 구름의 이동속도는 다릅니다. 어떤 구름층은 빨리 지나가고 어떤 구름층은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기류와 거리가 다르기 때문일 겁니다.

하늘에서 보는 구름은 정말 변화무쌍합니다.
사진을 찍고 감상하면서 헤르만헤세의 시를 생각해봅니다. 그가 하늘위에서 구름을 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천상의 구름을 보았다면 그의 시 세계도 사뭇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늘의 구름은 딴 세상같습니다. 정말 천사들이 구름사이에서 불쑥불쑥 나타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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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는 노래합니다.

보라,흰 구름은 흘러간다.
잊어버린 아름다운 노래의
고요한 멜로디처럼
푸른 저 하늘은 흘러간다.

기나긴 방랑의 길에서
나느네의 온갖 슬픔과 기쁨을
맛본 사람이 아니고서야
저 구름의 마음을 알 길이 없으리.

나는 태양과 바다와 바람처럼
떠도는 흰 구름을 사랑하니
그것은 고향을 떤난 자의
누이이고 천사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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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하늘빛은 정말 푸르디 푸릅니다.
광활하게 펼쳐진 시퍼런 하늘을 보면 마치 깊은 심연의 바다에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그곳에는 오직 구름과 바람만이 존재합니다. 가장 높히 난다는 도요새조차도 오를 수 없는 새로운 차원의 세상입니다. 그 곳을 비행기에 앉아 창밖으로 바라봅니다. 헤세가 그 모습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방랑자는 이곳 저곳을 떠돌며
낯선 집의 창을 들여다보는 것은 위안이 된다
낯선 사람들의 삶과 즐거움과 고통을
조용히 바라보고는 함께 지니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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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는 땅에서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을 보며 방랑을 동경하였지만, 나는 내 눈 높이로 펼쳐진 구름을 보면서 미지의 경외감에 빠져듭니다. 나의 눈과 인식이 도달하지 못하는 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펼쳐지고 있을 우주와 창조의 스펙타클을 생각하면 가슴이 떨려옵니다. 저 구름너머에는 또 어떤 세상들이 펼쳐져 있을까? 헤세가 우주에 대해서 나즈막히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이어지는 생의 공간을 명랑하게 지나가야 하나니
어느 곳에도 고향 같이 집착해서는 안되며,
우주의 정신은 우리를 붙잡아 두거나 구속하지 않고
우리를 한 계단씩 높이고 넓히려 한다.
우리가 어떤 생활권에 뿌리를 내리고
마음 편히 살게 되면 무기력해지기 쉽나니,
새로운 출발과 여행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자만이
우리를 마비시키는 습관에서 벗어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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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에게 인간은 영원한 나그네입니다.
헤세는 우리더러 구름처럼 떠나라고 합니다. 떠날 준비를 하라고 합니다. 인생은 머무를 곳을 찾아 떠나는 순례의 길입니다. 영원한 방랑자 헤세의 영혼은 아직 구름이 머무는 저 어딘가를 방항하고 있을까요? 마음이 열린 방랑자인 헤세는 방랑의 길에서 그가 그토록 추구하던 영혼의 안식을 얻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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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구름사진들을 슬라이드로 모아보았습니다.
어디론가 떠날 준비를 해야하는 우리들의 영혼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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