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다이얼/세상에말하기
2008/01/12 04:45
한반도운하는 당연히 물류전문가들의 평가위에서 이루어져야한다.
그런데 컨테이너 운송이라고는 한번도 경험해보지않은 지리학자와 건설업자와 관광업자와 정치가들이 발벗고 나서서 운하를 판다고 하고 정작 현장의 물류전문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는 들리지않으니...참으로 요상한 노릇이다.
그리고 찬반여론조사는 일반국민들을 대상으로 할 것이 아니라 물류기업이나 생산공장의 운송담당자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난 한동안 물류기업인 H해운에서 근무하였고 해외지점까지 두루 경험해보았는데 도대체 물류적인 측면에서 한반도 운하라는 발상을 이해할 수가 없다.
비현실적인 낭만적인 발상을 한 사람이나, 그걸 받아들인 사람들이나, 그걸 발판삼아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한몫 단단히 챙기려는 사람들이나....모두들 참 겁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무식하니 용감하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우선 서울과 부산간을 관통하는 물동량은 거의 없다. 부산에서 하역된 컨테이너들은 전국에 산재한 공장으로 신속하게 운송이 된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가는 물동량은 극히 일부분이다. 그리고 수출물량도 전국의 공장에서 출항일자에 맞춰 선적항인 부산항으로 숨가쁘게 운송이 된다.
현대의 물류는 속도가 생명이다. 수출기일을 맞추지 못해서 클레임을 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현실에서 느긋하게 운하의 뱃놀이를 즐길 화주는 한 사람도 없다.
수출이나 수입이나 컨테이너 트레일러위에서 선박으로 바로 상하역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운하를 이용해야한다면 부산항에서 운하하역장으로 트레일러로 내륙운송을 해야하고, 다시 운하바지선에 올리고 또 목적지에서 내린 다음에 다시 트레일러에 실어서 내륙운송을 해야 한다.
한 번이면 족할 상하역작업과 트레일러 운송을 두번이나 더 하는 셈이니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은 실로 엄청나다. 사람으로 치자면 부산에서 서울가는데 부산역에서 낙동강하류까지 택시를 타고가서 표를 사서, 천천히 움직이는 배에 올라타서는 한참만에 서울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서울역으로 가야하는 꼴이다. 완전히 뺑뺑이 돌리는 거지...
그것도 계산대로 되었을 경우에 한한다. 비가 많이 와서 홍수가 나거나 토사가 밀려들고 아니면 가뭄이 발생해서 물이 부족하거나 결빙이 되면 정말로 대운하는 대책이 없다. 청계천이야 수도꼭지를 틀면 되지만 그 넓은 대운하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으랴.
H해운에 근무할 당시에 동서를 가로지르는 다목적의 아름다운 운하를 파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 본적이 있다. 그저 나 혼자 해보는 상상놀이일 뿐이지만... 도저히 말도 안되는 상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산업적으로 물동량이 없을 뿐 더러 여행도 자가용으로 이곳 저곳 찾아가는 자유분방한 여행이 대세인데 뱃놀이가 무슨 대단한 호사라고 국민학생들처럼 배타고 몰려다닐 여행객들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반도대운하는 한마디로 말해서 국가돈을 퍼부어서 건설업자들 먹여살리고 부동산 경기를 자극해서 복부인들의 배를 불려주는 사업일 뿐이다. 그것이 경기활성화에는 일시적인 도움이 되겠지만 그 후유증은 실로 엄청날 것이다.
어쨓든 건설업자들은 좋겠다. 만간공사라지만 정부에서 알아서 국민세금으로 수익보전을 해줄테고 공사가 끝난 뒤에도 강의 수심을 유지하는 준설작업을 구간별로 계속 해줘야하니 일감이 끊이질 않을 것이고, 하자보수에 설계변경 교량건설의 막대한 일감은 물론 각 도시마다 비슷비슷한 관광지를 개발한다고 지방의 국회의원이나 시장들이 공약사업으로 들고나와서 무차별로 해댈 것이 분명하니 참으로 감사할 노릇이기도 할 것이다.
솔직히 대운하가 물류효과의 개선이 목적이 아니고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면 차라리 다른 사업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우리 땅은 제발 그대로 두고 눈을 해외로 돌려서 연해주나 시베리아나 몽고를 개발하는 것이 훨씬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Binnamoo